제 1장 [승인의 의식과 맞선.]


그날 카파왕국 왕궁의 알현실에서는 예상외의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의식의 이름은 『승인의 의식』. 이름 그대로 카파왕국의 귀족들이 왕가에서 귀족으로 승인을 받기위한 의식이다.

『승인의 의식』을 받고, 왕가의 『명단』에 이름을 적고, 『사본』을 받아야 드디어 카파 왕국의 귀족으로서의 신분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귀족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지만, 실제로 의식 자체에 무게를 두는 사람은 적다.

아무튼 카파 왕국은 대국이다. 작위를 가지지 못한 하급 귀족을 포함하면 소속된 귀족의 수는 엄청나다고 밖에 말할수없고, 그런 귀족 전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릴때마다 대대적으로 의식을 거행한다는 것은 왕으로서의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통상 『승인의 의식은』그 해의 희망자를 모아서 일년에 한번하는 지극히 사무적인 의식이 되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전시 등이 그 하나이다. 전란에 휘말린 탓에 지방 귀족들이 왕도에 발을 옮기지 못한 경우라던지, 후계자가 전사하는 바람에 황급히 평민인 첩의 아들을 조속히 귀족으로 올려야하는 경우 등 이런 경우에 『승인의 의식』은 날짜외에 『명단』에 기입을 신청하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거꾸로 말하자면 특수한 사례로, 전시 중이라도 규정된 날 외에 『승인의 의식』을 받는 것은 소수였고, 하물며 지금처럼 평시에 그것도 원하는 날에 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상당한 사정이 있다고 공언하는 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혼자서 『승인의 의식』을 받은 닐다 가질이 필요 이상으로 주목을 모으는것은 안타깝게도 당연한 말이었다.



"이제 『승인의 의식』을 시작한다. 가질 변경백 미겔, 그리고 그딸 닐다는 앞으로."

"예!"

"네, 넷!"

장엄한 알현전 사이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렸다. 긴장속에서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뒤집힌 목소리를 낸것은 닐다 가질이였다.

음, 무리도 아닐것이다. 알현의 전 좌우에는 카파 왕국의 제후들이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까지 시골의 지방귀족령에 죽치고 있던 소녀가 이 상황에 긴장하지 않는것이 이상할 것이다.

앞을 걸어가는 가질 변경백도 필사적으로 표정을 수습하고 있지만, 딸이 실수를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에 어쩔수없는 기운이 전신에서 풍기고 있었다.

앞으로 똑바로 걸어간다. 다만, 그 행위가 '다수의 주목을 받은채', '예의 범절을 어기지 않고'라는 조건이 달린다면 그 난이도는 엄청나게 높아진다.

그래도 전날까지 착실하게 누나한테 배웠는지, 닐다는 겨우 '넘어갈만하다'라고 생각할정도로 작은 실수를 하고 옥좌아래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단상의 옥좌에 앉아있는 여왕 아우라는 눈 아래에 무릎을 꿇고 있는 초로의 변경백과 그 딸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가질 변경백, 닐다 가질의 『사본』을 제출하도록."

"예"

무릎을 꿓은채 가질 변경백이 주머니에서 꺼낸 룡피지를 문관 한 사람이 받고 옥좌에 앉은 여왕에게 전했다.

그 일련의 교환을 본 귀족들은 가벼운 놀람의 소리가 흘러 나왔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본래 『승인의 의식』은 왕이『명단』에 새로운 귀족의 이름을 쓰고, 왕이 그 귀족의 후견인(통상은 가문의 가장)이 『사본』을 건낸다는게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거꾸로 후견인이 왕에게 『사본』을 제출한 것이다.

이 시기에 한 사람을 위해 거행한 『승인의 의식』이라는 것만도 이례적인것인데 이미 『사본』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당히 특수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충분했다.

"음. 틀림없이. 이것은 선왕 폐하의 친필이군."

『사본』을 본 여왕은 알현의 전에 있는 모두에게 들리도록 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물론 일부러였다. 원래 아우라가 닐다의 『사본』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몇일전 아우라는 한번 가질 변경백과 일대일로 만나서 협의했을때 『사본』에 대해서 확실히 확인했다.

그것을 일부러 알현의 전에서 확인시키는 것은 퍼포먼스였다. 닐다 가질의 『승인의 의식』을 통해서 선왕이였던 산초 1세의 실수였다고 주위에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사본에 쓰일 물건을"

"예"

옥좌에 앉은 여왕 앞에 문신 두 사람이 화판 같은 나무 판자를 건네고, 세번째 문신이 용골필을 전해왔다.

"음."

여왕은 익숙한 솜씨로 나무 판자 위 『명단』에 가질 변경백가에 닐다의 이름을 덧붙였다. 이어서 아우라는 『사본』을 나무 판자위에 얹고 산초 1세의 서명 밑에 이름을 적었다.

"이것을"

"예"

두 왕의 서명이 담긴 『명단』의 『사본』을 여왕의 손에서 받은 문관이 마른 모래를 태우고, 잉크를 재빠르게 말려서 그 용피지를 가질 변경백에게 주었다.

"확인을 하였는가?"

옥좌위에서 내려본 여왕의 말에 초로의 가질 변경백은 그 용피지를 손으로 훑어보았다.

"네 확실히 확인하였습니다. 틀림이 없습니다."

"음, 그럼 자네딸 닐다 가질이 6년전부터 카파 왕국의 귀족이었음을 지금 이 시각 나 팟파 왕국 국왕 아우라 1세가 보증한다."

"감사합니다 폐하."

"분에 넘치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폐하."

여왕의 선언에 가질 변경백과 닐다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6년전부터 귀족이었음을 지금 이 시각 보증한다.

모순을 느끼게 하는 선언이지만, 조금 생각하면 배후를 알아차리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몇몇 총면한 귀족은 추측만으로 진실에 도달했을 무렵에 여왕은 옥좌에 일어나서 큰 목소리로 선언하였다.

"이미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설명하겠다. 최근 이 소녀 닐다 가질은 왕가의 『명단』에 적혀있지 않은 것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명단의 『사본』은 가질 변경백가에 있는 것을 확인한 결과 왕의 서명도 진품이었다. 이 사실로 현재 왕가의 『명단』에 약간의 누락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경우 결여된 이름은 닐다 가질 혼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낙관이 아닐 수 없다. 닐다와 마찬가지로 선대 국왕 산초 일세 폐하의 서명 『사본』을 가진 사람들은 한번더 확인을 위해서 『사본』을 왕가에 제출하도록하라."

왕의 선언에 알현의 전 사이에는 단아하지 않은 웅성거리는 소리가 일어났다.

귀족에게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있지 않다는것은 인생을 바꿀 수 잇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전에 '닐다가질이 문제없이 명단에 재등록되었다'는 실례를 보이지 않으면 매우 큰 혼란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런 사전 퍼포먼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여왕은 큰 소리로 선언했다.

"통상시에 평시에 대해서는 1년에 한번 기일 외에는 『승인의 의식』을 치르려면 사례금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한해서는 불필요하다. 본인과 후견인이 『사본』을 가져오면 바로 『명단』에 그 이름을 다시 등록해줄것임을 약속한다. 물론 기록상 등록일자는 『사본』에 적힌 날짜이다. 또 사정에 의해서 후견인이 왕도에 올 수 없는경우에는 본인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여왕의 말은 어디까지나 명령형이었지만, 내용을 들으면 왕가측이 전면적으로 양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명단』의 일부 결손에 대한 책임이 왕가에 있다고 인정된것.

그리고 일부러 본인만 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최악의 경우 후견인이 앞의 대전에서 죽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일은 오늘 이날부터 반년후까지. 그때까지 산초 일세 폐하의 서명이 담긴 『사본』을 지참한 자는 『명단』에 그 이름을 다시 등록한다. 기일이 지난 후는 받지 않으니, 모두 이건에 관해서는 주지하길 바란다. 질문은?"

여왕의 말에 알현의 전에 모여있던 귀족들은 익숙한 태도로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다.




◇ ◆ ◇ ◆ ◇ ◆ ◇ ◆




『명단』에 누락이 발견됐다.

그 정보는 당연히 큰 임펙트를 가지고 카파 왕국 귀족사이에 퍼졌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재위 기간이 일년이 안되었고, 그 짧은 재위기간 대부분을 전선에서 보낸 대왕 산초 1세가 승인한 귀족의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덕분에 그에 따른 혼란은 왕가측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작았다.

하지만 적은것이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짐작이 가는 소수의 귀족들은 안색을 바꾸고 문제의 『사본』을 가지로 집으로 향했다.

특히 힘이드는 것은 지방 귀족들이었다. 카파 왕국은 영토가 넓은 대국이였고, 왕도에서 지방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도로 정비 상태가 나쁜 지방이라면 문제의 귀족이 『사본』을 지참하고 왕도에 올라오는데만 월 단위의 시간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여왕 아우라는 '반년'이라는 비교적 여유있는 유예기간을 만들어주었지만, 그것도 여유라곤 할 수 없었다.

만약 어떤 사정으로 정보가 정확하게 도착하지 않았다거나, 만약 그 귀족에게 뭔가 손을 뗄 수 없는 급한 사안이 있따면, 혹은 그 귀족이 병을 앓아 장기 이동을 견딜 수 없는 그런 상태라면, 반년이란 유예는 결코 안심이라고 할 수 없었다.

때문에 왕궁에 『명단』누락의 소문만으로도 혼란스러운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그런 소문의 그늘에 숨어서 젠지로는 왕궁의 일실에서 루신다 가질과 대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만나는 것은 처음이군. 카파 왕국 국왕 아우라 폐하의 반려 젠지로다. 오늘은 나의 소환에 응한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가질 변경백가의 장녀 루신다입니다. 오늘 초대를 받아 집안의 경사라고 생각합니다."

"음, 먼저 말하겠네."

"예. 말씀하시지요."

왕궁 싶숙한 일실에서 젠지로와 대면한 자리에 있는 여자는 청초한 태도로 있었다.

루신다 가질.

아우라의 실책에서 젠지로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여성.

그런 의미에서 이 자리는 일종의 '중매'라고 해야할까. 게다가 표면상 젠지로가 옆에서 요구한 '맞선'이었다.

'절대로 실례가 되서는 안되.'

젠지로는 내심분발하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어쨌든 젠지로는 겉으로 왕족으로서의 말을 유지한채, 가급적 우호적인 태도로 말했다.

"멀리 변방의 백령에서 왕도까지 여자의 몸으로는 힘들었을텐데, 몸에 문제는 없는가?"

"네 덕분입니다. 물론 시골 출신입니디만, 몸의 힘만큼은 자신이 있습니다."

무난한 젠지로의 화제에 루신다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정중하게 대응했다.

한편 젠지로의 속내는 복잡했다.

이것이 자초한 이상 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미래 후궁 후보라고 생각하면 내심으로는 거부 반응이 당연히 있었다.

거기에다가 파비오 비서관의 충고도 있었다. '당신이 평생 한 사람의 후궁도 들이지 않고 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입장입니다.'라는 말이 이성이 감정에 제동을 걸었다.

이성도 감정도 복잡하게 얽히면서 눈 앞의 여자에게 어떤 감정을 품는 것이 『정답』인지 젠지로는 짐작도 못했다.

물론, 감정이라는 것은 본인도 제어가 불가능한것이지만, 그렇더라도 어느정도 지침을 정하는것이 대인관계 유지에는 쉬웠다.

'나쁜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조차 모호하단 말이야.'

젠지로는 미소를 얼굴에 유지한채 식은땀을 흘렸다. 그래도 이 자리에서 침묵을 유지하는것은 서투른 회전에도 좋지 않다는것을 젠지로의 머리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가? 역시 가질 변경백이 자랑할만하군."

젠지로의 말에 눈앞에 앉은 여성은 곤란한듯이 조금 눈 꼬리를 낮추고 쓴 웃음을 지었다.

"... 아버지의 말씀은 반쯤은 거르시지요. 아버지는 조금 곤란하다 싶을정도로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관대합니다."

어쩐지 그 말과 표정은 평소와 가깝다고 느낀 젠지로는 조금더 깊게 질문을 던졌다.

"허? 그거 뜻밖이군. 내가 본 가질 변경백은 아주 전형적인 무장으로 보이는 인물인데."

"그 평가는 잘못되지 않을겁니다. 무인으로서 동생을 단련할때에는 용사거 없습니다. 다만 그것은 무인으로서이지. 일상에서는 식구에게 무척이나 무릅니다. 아버지는 특히 동생 사비에르나 여동생 닐다에게는 아버지라기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감정으로 대하고있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생각할때도 있을정도입니다."

실제 초로의 가질 변경백은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사비에르와 닐다에게는 연령적으로는 할아버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가질 변경백은 아내를 잃은 후에 전의 대전에서 장남과 차남을 모두 잃었다. 남은 아들과 딸에게 다소 과보호를 하는 것은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가질 변경백가는 귀족으로서는 드물정도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낀 젠지로는 입가를 풀고 자연스럽게 다음 말을 이었다.

"과연 변경백의 의외의 맨 얼굴을 본 기분이곤. 앞으로는 변경백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겠어."

"뭐, 이것은 잠시 말 실수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아버지에게는 비밀로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어떨까?"

어느새 초반의 긴장감은 풀리고, 부정적인 감정도 사라졌다. 젠지로는 눈앞의 여성과의 대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가지 반박하자면, 가질 변경백에 대한 평가는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이렇게 조금 애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나는 변경백의 평가를 뒷받침할만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네."

그 말에 거짓은 없었다.

당초 '후궁후보'니 '평생 후궁을 맞지 않는 삶은 무리'라는 단어가 머리속에 꿈틀거리던 탓에 루신다 가질 개인의 인상을 느낄 수 있는 정신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더 차분하게보니 루신다에 대한 젠지로의 인상은 매우 좋았다.

몸매는 전형적으로 평범, 키는 중간, 얼굴도 전체적으로 자그만하고, 어느정도 귀여웠다.

인사 차례로 '미인'이라고 부르는 일에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남자가 '누가 미인인가?'라는 세속적인 이야기를 할때 꼭 이름이 나올 수준은 되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루신다의 외모 평가는 그정도일 것이다.

게다가 남국 카파 왕국에서는 드물게 가슴이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있지 않아서 평범한 인상은 더 심했다. 게다가 그 드래스의 색깔도 회색을 띤 청색의 단아한 색깔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침착한 외모는 첫인상에서 전혀 무기가 되지 않지만, 이렇게 차분히 말을 나누면 그 의미가 바뀐다.

차분히 말하는 어조는 결코 상대를 불쾌하지 않게하려는 조심스러운 태도. 그리고 다소 말이 모자라더라도 의도를 혼동하지 않는 지성과 일부러 잘못된체하여 형편 좋은 언질을 하는 일은 절대 안하는 성격의 장점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인격에 접한 수수한 외모와 복장은 그 내용과 부합되는 '가만히 있는 능력있는 여성'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또 젠지로 개인의 핀 포인트에 박힌 것은 루신다는 젠지로가 싫어하는 '향유'의 냄새를 거의 풍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왕궁에서 생활하는데 완전히 향유를 사용하지 않는것은 매너 위반이기 때문에 약간 가벼게 머리와 손목에 바르고 있지만, 페퍼민트 같은 식물계의 향유는 젠지로도 그다지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

젠지로가 동물성의 향휴를 쓰지 않는다는 정보는 의외로 알고 있는 인간이 적었다.

왜냐하면 카파 왕국에서는 그 희소성을 노려서 노골적으로 동물성 향유를 귀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왕 아우라도 사람들 앞에 나갈때는 반드시 동술성 향유로 머리와 몸에 발랐다.

젠지로 자신도 공식 석상에는 이쪽 세계의 규칙을 따르고 있었다.

여왕이 후궁으로 돌아가면 남편의 취향에 맞추어 곧바로 욕실에서 모든 향유를 씼고 있다는 것은 본인 이외에는 후궁에서 일하는 시녀들 정도일 것이다.

젠지로의 가졍 교사로 정기적으로 후궁에 발을 딛고 있는 옥타비아 부인이라면 어쩌면 알고잇을지도 모르겠지만, 숙녀의 거울이라고 불리는 이가 직무상 얻은 정보를 밖으로 내뱉을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젠지로가 '루신다에 흥미를 나타냈다'라는 말이 정략으로 잡혔다는 언질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루신다에게 젠지로의 말은 곤란한듯이 웃었다.

"과분한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젠지로님. 큰 힘이 들어있는 말은 숨기는게 좋습니다. 비천한 여성이지만 말을 걸때에는 좀 더 배려를 하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아아. 그렇군. 너의 충고는 가슴에 새기겠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야말로 제 말씀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신다 가질을 위한 젠지로의 웃음은 모조품이 아닌 자연적으로 나온 감정의 발로였다.

  1. 기둥 2017.11.13 23:10

    다른화는 작업 안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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