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제게 실망했습니다.




메릿사님을 데리고 돌아온 제게, 두 명은 얼굴을 맞이하며 환영해주셨답니다.

방금전까지 저항하셨던 멜릿사님도, 현재는 얌전해지셨어요.

귓전에다가 '숙녀다운 걸음걸이도 못하시는건가요?'라고 말하니까, 그때서야 쓱하고 노려보면서 우아하게 끌려오셨답니다.

전투태세로 들어온거겠죠.


"두분이 저와 메릿사님의 사이가 안 좋다고, 걱정을 해주셔서요. 그러니까 이야기를 나누면, 분명 저희들이 사이가 좋다고 생각하게 되실거에요."


제가 설명하자, 이번에는 똑바로 응대해주셨답니다.


"뭐어, 사이가 안 좋은건 전혀 없답니다. 저, 아이린님에게는 정말이지 잘 대해드렸으니까요. 호호호."


눈이 웃고 있지 않잖아요. 메릿사님. 연기가 서투르시네요.


"그렇죠. 저는 아직 사교계에는 익숙하지 않은 시기였는데, 친절하게 말씀을 걸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답니다."


제가 친밀함이 가득한 미소로 말하자, 메릿사님의 몸이 꾸욱하고 굳어버렸어요.

네에, 정말이지 감사하답니다. 사교계에 막 데뷔한 심약해 보이는 소녀를 배제해버리려고 해주셔서 말이에요.

덕분에 저도 안심하고 싸울 수 있답니다.


"그랬던건가요...?"

"상냥하게요...?"


대화를 듣고 있는 두명은 수상하게 여기면서도, 조금씩 믿기 시작했어요.


"네에, 메릿사님은 조금 얼굴색이 안좋으셔서, 화가난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랍니다. 그렇죠, 메릿사님?"


뭐, 그건 아니었지만, 여기서는 그렇다고 해두도록하죠.


"그렇답니다. 얼굴색 때문에 자주 오해를 받는 편이에요..."


메릿사님은 슬픈듯 말하며 고개를 숙였어요. 하지만 제게는 미간에 주름이 2줄 있는게 보였답니다.


"어머, 그러면 저희들이 오해를 했던거군요. 죄송해요."


한 명이 그렇게 말해주었기에, 저는 곧바로 입을 열었답니다.


"네에, 다행이에요. 이해해주셔서! 사이가 안좋다고 여겨졌다니 너무 슬펐답니다."


입 앞에 양손을 모으고 극상의 미소를 지었어요.

아직 다른 한명은 약간 납득이 안되는듯 했지만, 제가 무리하게 만든 이 장소의 공기에 눌려서,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답니다.

그 불신감, 가슴속 깊이 간직해주세요.


"메릿사님은 사교계의 룰을 잘 모르는 제게, 친절하게 조언을 해주셨어요.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겠어요."

"조언... 말인가요?"


그런 말을하니 시선을 메릿사님에게 돌리는 영애분들.

네에, 저는 조언을 안해주셔도, 어머니에게서 확실하게 사교계의 룰을 주입당했기 때문에, 예의범절도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반면에 메릿사님은 섬세한 편이지만, 예의범절에 미스를 할때가 종종 있었고, 동작이 세련되다고는 말할 수 없죠. 시골 출신이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혐오감을 가질 정도는 아니었고, 그녀보다도 더 심각한 사람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제게 조언을 한다는건 자신의 분수를 모른다는 뜻이죠.

그래도 전 거짓말은 안한답니다. 정말이지 고마운 충고를 받았으니까요.

자아, 메릿사님. 어떻게 대응해주시려나요?

두근두근거리는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메릿사님을 봤답니다.


"... 그건 좀 틀리네요. 룰을 가르쳐드린건 아니랍니다. 그럴 필요도 없이, 아이린님은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분이시잖아요? 이런 데뷔탕트가 혼자서 불안해하는듯 해보이면, 남자들에게 노려지게 되버리니까요. 그래서 조심해라고 말씀드린것 뿐이랍니다."


결국 지어내기로 마음 먹으셨군요. 그래도 뭐, 잘 하시네요.

그녀의 눈빛도 '어떠냐'라는듯 했고요.


"그렇죠. 확실히 아이린님은 사랑스럽지요."

"그래도 필립님의 약혼자분에게 감히 손을 대려는 분이 계시는 걸까요?"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니까요."(메릿사)


메릿사님은 여유로운듯한 표정으로 홍차를 마셨어요.

정말이지 친절한 사람이 되버린것 같네요. 생각보다 머리가 좋은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군요.


"가르쳐주셔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랐어요. 설마하니 약혼자가 있는 사람에게 다가오려는 사람이 있을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었거든요."


쓰윽하고, 이 테이블만 정적에 휩싸였어요.

주위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네요.

아직 한분은 눈치를 못챘는지, 멍청하게 '그건 그렇죠.'라며 말을 했습니다만, 메릿사님과 다른 한분은, 제 성대한 악의를 눈치챘답니다.


"모두가 아는건 아니니까요..."


메릿사님은 변명도 할 수 없는 말을 짓걸이기 시작했어요.


"그렇네요. 절 모르는 분도 있다는걸, 잊고 있었네요."


그런데 필립에게 약혼자가 있는걸 모르는 인간은, 신참 이외에는 없답니다.

그는 2년전부터 사교계에 데뷔했었고, 공작가의 후계자로서 주목을 받았답니다.

결혼상대로서는 우량품이기에, 약혼자가 있다는 것도 사교계에선 이미 유명해요.

한 번정도라면 몰랐다는 변명도 통합니다만, 메릿사님은 몇번이나 필에게 어프로치를 했다고 들었으니까요.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죠.

이 공격에는 능숙한 대응이 생각나지 않는지, 메릿사님은 눈을 굴리고 있었답니다.


"저는 미숙하니까, 앞으로도 메릿사님이 여러가지로 지도를 해주셨으면해요. 제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부디 알려주셨으면 한답니다."

"... 네에..."


숨통을 끊어버리는 공격에, 더 이상 맞장구밖에 치지 못하시네요.

이번에는 제 완전 승리군요.

해냈어요



☆   ★   ☆   ★ 



"저는 이만 슬슬 돌아가봐야해서요. 이만 실례하도록하죠."


역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메릿사님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났답니다.

그렇게 서둘러서 발길을 돌리는 그녀를, 저는 멈춰세웠어요.


"앗, 잠깐 기다려주세요. 메릿사님."


놓치지 않는답니다. 저는 아직 용건이 있으니까요.

그거에요. 와인의 답례. 저는 당하면 반드시 되갚아주는게 제 방침이랍니다.

메릿사님은 싫은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뒤를 돌아봤어요.


"그쪽에 뭔가 달라붙어 있어서요. 뭐죠?"


저는 메릿사님의 배 부근을 보면서 손을 가르쳤답니다. 그러자 그녀도 그쪽으로 시선을 향했어요.

그리고는 엄청나게 크게 절규했답니다.

정원안에 그녀의 비명이 울려퍼졌어요.

다회에 참가하고 있떤 사람, 전원이 깜짝 놀라서 이쪽을 봤어요.

저는 즉시 메릿사님에게 다가가서 그걸 회수했답니다.


"무슨 일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사람들이 모여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아뇨, 아무런 일도 아니랍니다. 단지 메릿사님의 배 부근에 나비가 달라붙어서요. 아무래도 나비를 싫어하셨나봐요."


뭔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던 숙녀들에게, 냉정하게 설명을 시작했답니다.

그녀들은 수상쩍게 제 설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뿐이었던 건가요?"

"뭐어, 싫어한다면 놀라는것도 당연하겠죠. 그러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그정도로 나비를 싫어하다니 드문 일이네요."

"이제 나비는 날아간건가요?"


술렁거리는 사람들의 중심에서, 저는 곤란한듯 말을 거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런 제게 메릿사님은 입을 떨면서, 눈을 크게 치켜세웠습니다.

뭐죠? 전 거짓말 같은걸 한적이 없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붙어있던건 나비의 유충이었죠.

메랏사님은 얼마나 싫었는지,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가 않은듯 했답니다.

정원이니까,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요?

아무튼 답례는 대성공이었지만, 저는 조금 기분이 안 좋았답니다.

왜냐면 좀 더 음험한 복수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이거야 어린애의 장난정도잖아요?

그래도 그다지 돈이 없는 분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괴롭힘은 제 방침에 반하는거고, 상처를 입히는건 너무 심하니까요.

그러다보니 할 수 있는건 한정되버리고, 생각난게 겨우 이런거였답니다.

아뇨, 그렇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던걸까?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했습니다.

이건 어린이 외에는 하지 않을 장난이잖아요.

정말이지 제 자신에게 실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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